
금박은 그 이름만으로도 찬란하고 귀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온 화려한 전통 혼례복이나 사찰의 불화, 고서의 표지, 그리고 왕실의 용포에 얹힌 금빛 장식들 뒤에는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장인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금박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전통의 상징이자 권위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종교적 신성까지 상징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금빛 기술을 지켜온 장인들의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오늘도 낡은 목공책상 앞에서 조용히 마지막 금박을 찍고 있습니다.서울 변두리의 한 허름한 골목 안쪽에 외부 간판조차 없는 작은 공간에서 80세가 넘은 김진오(金振吾) 장인은 조용히 금박지를 자르고 있습니다. 그는 50년 넘게 금박을 전문적으로 작업해 온 장인이자 현재 국내에서 전통 ..